[스케치] 16일 경주-포항지부 노동탄압분쇄 공동결의대회
2010년 06월 17일 (목) 강정주 편집부장 edit@ilabor.org

경주, 포항 지역 노동자들이 노조말살과 노동탄압에 맞서 지역을 넘어선 공동 투쟁의 깃발을 올렸다.

금속노조 경주지부와 포항지부는 16일 오후2시 포항 포스코 본사 앞에서 ‘비정규하청노동자 차별철폐, 노동탄압 분쇄 금속노조 경주-포항지부 공동결의대회’를 진행했다. 이 날 경주-포항지부는 6시간 파업을 진행하고 1천 3백여명의 조합원이 한 자리에 모였다. 조합원들은 경주의 발레오만도, 포항의 진방스틸과 DKC 노동자들의 투쟁을 지지, 엄호하고, 민주노조 사수를 위해 포항과 경주가 함께 투쟁할 것을 결의했다.

   
▲ 16일 경주-포항지부는 포스코 본사 앞에서 비정규하청노동자 차별철폐, 노동탄압 분쇄를 위한 공동결의대회를 진행했다.

포스코 본사 앞에 모인 노동자들은 포스코 자본의 비정규하청노동자에 대한 차별을 규탄하며 비정규직 차별 중단, 노조활동 인정, 하청노동자에 대한 사용자성 인정 등을 촉구했다. 실제 포스코에는 생산직 하청노동자와 건설 일용직 노동자 등 1만 명이 넘는 노동자들이 비정규직으로 일하고 있지만, 이들은 정규직 임금의 55% 수준의 낮은 임금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포항 지역 경제의 중심에 있는 포스코 자본이 지역 고용 활성화에 이바지한다면서 비정규직 차별에 앞장서고 있는 것.

 

   

포스코 앞 본대회를 마친 노동자들은 40여분 동안 철강공단을 행진해 진방스틸 앞에 도착했다. 30도의 뜨거운 날씨 속에 걸어 온 조합원들은 지부에서 준비한 시원한 아이스크림을 먹으며 잠시 더위를 식혔다.
   
▲ 포스코 앞 본대회를 마친 노동자들은 진방스틸 앞까지 행진을 했다.

마무리 집회에서 진방스틸지회 이기형 지회장은 진방스틸 노조탄압의 실태를 알리며 굳건한 투쟁의 의지를 밝혔다. 이 지회장은 한국주철관이 회사를 인수한 2007년부터 노조탄압이 자행됐다고 밝혔다. 인수 당시 한국주철관은 인수 후 인위적인 구조조정을 실시하지 않는다는 합의서를 체결했지만, 2008년 일방적인 배치전환을 시작으로 2차례에 걸친 정리해고를 자행했다. 또한 2008년 12월부로 단체협약을 해지하고 해고조합원에 대한 출입금지가처분을 신청해 현장 출입마저 차단하고 있는 상태다. 이 지회장은 여전히 현장에서 계속되고 있는 사측의 탄압을 규탄하며 “힘든 싸움이지만 반드시 현장으로 금속노조 깃발을 들고 들어가기 위해 끝까지 싸우겠다”고 의지를 밝혔다.

 

   
▲ 포항지부 DKC지회 문창기 지회장이 진방스틸 앞에서 진행된 마무리집회에서 사측의 노조탄압행태를 규탄하며 노조를 사수하기 위해 투쟁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DKC 또한 진방스틸과 비슷한 시기 단체협약을 해지하고 직장폐쇄, 조합원에 대한 정직, 해고 등 각종 징계남발, 교섭해태, 노조탈퇴 공작 등 2008년 이후부터 끊임없는 탄압을 자행하고 있는 상황. DKC지회 문창기 지회장은 “노동부 지청장도 사측의 행태에 대해 노조파괴 계획이라고 말할만큼 명백한 탄압을 계속하고 있다”며 “회사의 개, 노예가 되지 않기 위한 투쟁을 끝까지 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회는 현재 사측의 탈퇴공작 등으로 조합원이 줄어들어 30여명이 투쟁을 이어가고 있다. 문 지회장은 “인원은 적지만 더 똘똘 뭉쳐 반드시 승리하겠다”는 결의를 전하기도 했다.

전국 각지에서 노동자들을 탄압하고 노조를 없애기 위한 자본의 공격이 계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 날 경주-포항의 공동결의대회는 각 사업장, 지역별 투쟁만이 아닌 지역 공동의 투쟁 전선을 만들고, 두 지부 조합원들의 연대의식을 확인하는 계기가 되었다.

   
▲ 경주, 포항지부와 진방스틸, DKC지회 대표자들이 ‘비정규직 차별, 정리해고, 노동탄압, 노동악법’이 적힌 얼음을 깨는 결의의식으로 대회를 마무리했다.

경주, 포항지부와 진방스틸, DKC지회 대표자들이 ‘비정규직 차별, 정리해고, 노동탄압, 노동악법’이 적힌 얼음을 깨는 결의의식으로 대회를 마무리했다.